PEOPLE

초콜릿과 음악, 사랑의 묘약에 취하다

스페셜데이콘서트Ⅰ <발렌타인데이 콘서트>
2.14(금) | 콘서트홀

‘사랑의 묘약’, 초콜릿과 음악의 공통점이다. 초콜릿에 포함된 성분인 ‘페닐에틸아민’이든 음악에 빠질 때 불끈 나오는 ‘아드레날린’이든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3세기경 성직자 발렌타인을 기리는 유럽의 가톨릭 축일에서 유래한 날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 초콜릿 등을 전달하는 발렌타인데이에 콘서트가 많이 열리는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굳어졌다. 일부에서는 상술이라며 선을 긋기도 하지만 일 년에 한 번쯤은 사랑, 초콜릿, 음악에 마음껏 취한들 어떠하리.

귀로 느끼는 달콤한 초콜릿의 맛

발렌타인데이인 2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스페셜데이콘서트 I <발렌타인데이 콘서트>는 좀 더 특별하게 음악에 취할 수 있는 기회다. 정재형과 포르테 디 콰트로(김현수, 이벼리, 고훈정, 손태진)가 출연하기 때문이다. 음악 속에서 초콜릿 같은 달콤함뿐만 아니라 공연 날을 특별한 하루로 각인시킬 진지함과 무게감까지 길어 올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뮤지션들이다.

공연 전 서면으로 만난 포르테 디 콰트로의 테너 김현수는 “혹시 귀로 느끼는 초콜릿은 어떤 맛인지 상상해보셨나요? 저희의 공연이 딱 그런 선물이 될 듯합니다”라고 예고했다. 또 다른 멤버 이벼리도 “포르테 디 콰트로는 사랑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사랑이 초콜릿 분수처럼 흘러넘치죠. 그리고 발렌타인데이는 사랑을 고백하는 날입니다. 따라서 여러분께 우리의 이 흘러넘치는 사랑을 드릴 수 있는 아주 알맞은 날이 되겠죠”라며 거들었다.

이번 콘서트의 특별한 점으로는 공간 그 자체를 꼽을 수 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성지로, 다른 장르의 음악가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한국판 일 디보(Il Divo, 오디션을 통해 뽑힌 4명으로 구성된 팝페라 그룹) 프로젝트’라는 기치를 내건 JTBC <팬텀싱어>의 초대 우승팀으로, 2017년 데뷔 이후 가사(假死) 상태나 다름없던 국내 크로스오버 음악계에 새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들도 팀으로서는 작년 11월 처음 이 공간에 섰다.

김현수는 “음악가, 특히 성악가에게는 예술의전당은 꿈의 무대입니다. 쉽게 대관도 안 되고 공연을 올리지도 못한다고 하더군요. 세계 유수의 극장들이 많지만 역시 국산이 최고죠”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JTBC <팬텀싱어>의 초대 우승팀인 팝페라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정재형과 오케스트라의 특별한 협연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정재형의 태생은 클래식 음악이다.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하던 학생 시절부터 그는 예술의전당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는 “재학 중에 연주 수업을 수강하면서 공연을 보고 리포트를 써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때 서초동(예술의전당)을 들락날락하곤 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가수로 갓 데뷔했던 시기에 선배들의 귀국 독주회를 보러 자주 예술의전당을 찾았죠. 그중에서는 서울시향과 진은숙 작곡가님의 공연이 인상 깊게 남아 있네요.”

정재형은 작년 1월 예술의전당의 기획 공연 <11시 콘서트>의 해설자로 나선 비올리스트 김상진과의 인연으로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작년 6월 발매한 클래식 기반의 음반 「아베크 피아노」에 실린 ‘안단테’라는 곡은 김상진을 위해 작곡한 곡이다. 정재형은 “예술의전당은 예나 지금이나 제게 늘 따뜻한 위로를 주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앞서 정재형과 포르테 디 콰트로 네 멤버는 KBS 2TV 음악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손태진은 “<불후의 명곡>에서는 MC로 멋지게 활약하고 계시는데, 정재형 프로듀서님은 음악가로서 존경하는 분입니다. 각자의 무대에 서게 되지만, 이런 기획을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합니다. 최선을 다해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재형은 <발렌타인데이 콘서트>에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누려온 ‘편린’, ‘순정마초’ 등 자신의 곡을 소개한다. 

이번 콘서트의 1부를 책임지는 정재형은 피아노 연주곡 앨범 「르 쁘띠 피아노」, 「아베크 피아노」에 수록된 곡들 위주로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아베크 피아노」앨범에 실린 곡 ‘미스트랄(Mistral)’은 첼리스트 송영훈이 함께 연주한다. 정재형은 송영훈에 대해 “오래전부터 함께 곡 작업을 해온 사이기에 두터운 신뢰와 기대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정재형은 그간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누려온 ‘편린’, ‘순정마초’ 등 자신의 곡들도 소개한다. 그는 현재 다음 앨범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르 쁘띠 피아노」, 「아베크 피아노」를 잇는 연작 시리즈의 세 번째 앨범으로, 이 역시 클래식을 기반으로 할 예정이다. 정재형은 세 번째 앨범을 클래식 앙상블팀 ‘MIK’(피아니스트 김정원·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비올리스트 김상진·첼리스트 송영훈)와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정재형과 MIK는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2005년 정재형이 프랑스에서 현대음악 작곡을 공부할 때 이 팀에게 위촉을 받아 ‘에트나(L’etna)’를 작업하기도 했다.

“당시 제가 학기 중이라 녹음 스케줄에 동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녹음 전 전화로 곡을 들으며 연주를 체크하고, 곡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었는데요. 그때 그 시간이 잊히지 않습니다. 악기 사운드와 구성을 극대화한 부분이 많아 연주자에게 요구되는 난이도 높은 부분들이 많았는데, MIK가 결국 멋지게 곡을 완성해내는 것을 듣고 크게 감탄했죠. 그때 김상진 비올리스트와는 꼭 다시 한번 연주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포르테 디 콰트로

이번 공연의 2부를 맡은 포르테 디 콰트로는 자신들의 1, 2, 3집의 수록곡들을 골고루 들려준다. 이미 이 팀은 제야음악회를 비롯, 특별한 날에 열리는 콘서트나 갈라 무대의 단골손님으로 등극했다. 이번 <발렌타인데이 콘서트>에도 맞춤형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드는 이유다. 자신들의 인기 비결에 대해 김현수는 “저희의 잘생기지도 튀지도 않는, 옆집 아저씨 같고 동네 남자친구 같고 또 때로는 동네 형 같은 푸근한 외모가 바로 매력 포인트 아닐까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포르테 디 콰트로는 정규 3집 「아르모니아」 발매를 기념해, 올해 1월 9일 한옥 ‘라이브 콘텐츠 스튜디오 기와’에서 노래하기도 했다. 고훈정은 “기와 프로젝트는 그 또한 넓은 의미의 크로스오버인 것 같습니다. 한옥에서 부르는 ‘파니스 안젤리쿠스’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좋은 울림을 가지고 있는 교회 또는 성당에서 노래해보고 싶어요”라며 개인적 바람을 전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공연이기를 바란다는 정재형

현재까지 발매된 3개 앨범 수록곡을 골고루 들려줄 예정인 팝페라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사랑하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할 공연 선물

마지막으로 각자의 콘서트를 구상하고 계획 중인 두 팀에게 다음 발렌타인데이에 다시 콘서트를 열게 된다면 어떤 콘셉트로 펼치고 싶은지 물었다. 정재형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면 여러 솔리스트를 초대해 ‘정재형과 친구들’이라는 콘셉트로 전자음악의 활용도를 높인 ‘앰비언트 요소’가 다분한 클래시컬 음악을 해보고 싶다면서, 발렌타인데이에 여는 공연만큼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먼 훗날 차 한 잔을 마시다가 문뜩 떠올려 웃음 지을 수 있는 그런 기억이 되게끔 말이죠. 서로 사랑하는 이들이 서로에게 선물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이크를 통한 음향은 최대한 자제하고 목소리 날것의 느낌을 살리는 ‘언플러그드 콘서트’를 계획 중이라는 포르테 디 콰트로는 김현수의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다.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보면 초콜릿과 과자 마녀가 있어요. 그와 비슷하게 귀여운 의상을 입고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관객이 된 공연장에서 행복을 선사해드리고 싶네요.”

사진 안테나,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이재훈 뉴시스 기자
2008년 11월 뉴시스에 입사해 사회부를 거쳐 문화부에 있다. 무대에 오르는 건 뭐든지 듣고 보고 쓴다.

예술의전당 스페셜데이콘서트Ⅰ
발렌타인데이 콘서트

기간 2.14(금)
시간 7:30PM
장소 콘서트홀
관람등급 8세 이상 관람
관람시간 120 분
장르 크로스오버
가격 R석 12만원 / S석 9만원 / A석 6만원 / B석 3만원
주최 예술의전당
문의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