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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예술 ‘오페라’와 함께하는 유쾌한 만남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8.7(금)~9.5(토) | 오페라극장 CJ 토월극장
<세빌리아의 이발사>. ⓒ김선국제오페라단

6월에 예정돼 있던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소극장용 작품들은 코로나-19로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졌었지만 8월과 9월 초에는 오페라극장과 CJ 토월극장을 위한 대극장 네 편이 예정대로 무대에 오른다. 예년에 비해 축소된 점은 아쉽지만 수개월 동안 오페라에 굶주렸던 열성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 끝의 단비’가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작품의 라인업을 보면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우선 유럽 오페라 두 편과 우리나라 창작오페라 두 편으로 균형을 맞추었다. 더욱 특별한 점은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민간 오페라단의의 세 편은 모두 희가극이란 점이다. 그것도 한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오페라로 잘 배분되어 있다. 주로 소극장 프로그램에나 희가극이 많았던 예년과 비교하면 우연인지는 몰라도 특별한 결과다.

올해 개막은 누오바오페라단이 임준희의 <천생연분>으로 장식한다. 2006년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초청으로 독일에서 초연된 이래 국립오페라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자주 공연되고 해외에도 소개되었으며, 지금은 민간 오페라단도 선호하는 우리나라 창작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흥행작이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서향과 몽완의 사랑 이야기를 우리 민족의 유머, 해학으로 풀어낸 <천생연분>. ⓒ누오바오페라단

<천생연분>은 오영진의 근대희곡 「맹진사댁 경사」가 원작이다. 조선 최고의 갑부지만 신분에 콤플렉스가 있는 맹진사는 청나라 유학 중인 아들 몽완을 명문가 김판서의 외동손녀 서향과 결혼시키기로 한다. 그러나 얼굴도 보지 못한 상대와 혼인한다는 것이 맘에 걸린 몽완과 서향은 각각 하인 서동, 하녀 이쁜이와 옷을 바꿔 입고 먼저 마주치게 되는데.

<천생연분>은 짧은 기간 동안 워낙 많은 공연 기회가 있었던 탓인지 꾸준한 개정이 있어왔다. 그 결과 언제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로 속도감 있고 유쾌한 작품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반면 희극성이 너무 강화된 바람에 뮤지컬처럼 변해간다는 아쉬운 마음도 솔직히 없지 않았다. 2014년 이후에는 한국적 전통을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서재형 연출의 프로덕션으로 자주 공연되었는데, 이번에는 이회수 연출가가 한국적 정취에 서양의 이국적 감각을 덧입힌다고 한다. 어떤 색깔의 <천생연분>이 태어날지 궁금하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한국적 정취에 서양의 이국적인 감각이 덧입혀진 창작오페라로 기대를 모은다. ⓒ누오바오페라단

김선국제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리는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1816)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오페라 부파(이탈리아어 희가극)로 꼽힌다. 서곡부터 끝날 때까지 귀에 익은 유명 곡이 가득하고, 특히 중창의 화음이 기막히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희가극으로 평가받는 명작이다. ⓒ김선국제오페라단

알마비바 백작은 로지나란 처녀를 보고 반했지만 그녀의 후견인 바르톨로가 다른 남자의 접근을 철통같이 막고 있어 접근 자체가 힘들다. 이에 마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다닌다는 유쾌한 이발사 피가로가 바르톨로 집에 드나들 수 있다는 걸 이용하여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를 돕는다. 모차르트의 명작 <피가로의 결혼>보다 30년 늦게 초연되었지만 내용상 그 프리퀄(전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원작인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의 「피가로 3부작」 중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1부, ’피가로의 결혼‘이 2부이기 때문이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로지나와 알마미바 백작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한 재주꾼 이발사 피가로의 활약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김선국제오페라단

김선국제오페라단은 공연기획자 김선과 이탈리아 지휘자 남편 카를로 팔레스키 부부가 설립한 단체다. 국내 오페라단들이 선호하는 지휘자요, 한국에는 1995년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의 팔스타프(초연)으로 소개되어 국립오페라단의 청교도(초연), 서울시립오페라단의 맥베드(초연)을 비롯 예술의 전당 기획공연 카르멘, 라보엠, 오텔로 그리고 한국 최초 야외 오페라 장예모 감독의 투란도트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고양심포니오케스트라의 9회 공연 전석 매진의 신화로 교향악에서도 실력을 과시한 팔레스키가 로시니만의 절묘한 앙상블을 이끌어가리라 기대한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카를로 팔레스키의 지휘로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 ‘방금 들린 그대의 음성’ 등의 주옥같은 아리아를 만날 수 있다. ⓒ김선국제오페라단

(사)베세토오페라단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1874)를 선택했다.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 프랑스 오페라 코미크보다도 가벼워서 희가극을 넘어 경가극(輕歌劇)으로 번역되는 독일어 ‘오페레타’의 대표작이다. (사)베세토오페라단은 2011년 이 오페레타를 국내 초연했고, 2018년에는 체코국립오페라 프로덕션을 초대했을 정도로 이 작품에 애착이 많다. 이번에는 중견 정갑균이 연출을 맡았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인간이 가진 이중성을 풍자와 위트로 풀어낸 오페레타 <플레더마우스:박쥐>. ⓒ(사)베세토오페라단

졸부 아이젠슈타인은 경범죄로 8일간 감옥에 다녀온다고 아내 로잘린데에게 말하지만 마음이 들떠 있다. 친구 팔케 권유로 감옥에 가기 전에 무도회에 들러 여자들과 밤샘 파티를 즐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떠난 후 로잘린데의 옛 애인이 찾아오는데, 이 집을 방문한 교도소장은 그를 아이젠슈타인으로 알고 데려간다. 프랑스 귀족으로 변장하고 무도회에 간 아이젠슈타인은 배우 지망생으로 변장한 하녀 아델레를 만나고, 역시 프랑스 귀족으로 변장한 교도소장과 인사를 나눈다. 여기에 헝가리 귀족 부인으로 변장한 로잘린데까지 도착하는데, 아내를 못 알아본 아이젠슈타인이 작업을 거는 가운데 날이 밝아 교도소에 갈 시간이 되는데.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아이젠슈타인, 로잘린데 등 등장인물은 진짜 모습을 감춘 채 밤새 무도회를 즐긴다. ⓒ(사)베세토오페라단

<플레더마우스:박쥐>는 원래 송년용 오페레타로 인기가 높고 국립오페라단도 몇 번 송년 무대에 올렸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오페레타는 즉흥성이 가미된 코믹 대사가 생명인데, 그걸 독일어로 고집하다가 본연의 희극성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 대사는 우리말로 할 것 같다. 그러면 훨씬 더 생기 넘칠 것이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수준 높은 연출로 관대함과 용서라는 주제를 표현해낸 오페레타 <플레더마우스: 박쥐>. ⓒ(사)베세토오페라단

폐막작으로, 유일하게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전예은의 <레드 슈즈>는 국립오페라단의 올해 무대를 위한 신작이다. 제목은 흔히 「빨간 구두」로 통용되는 안데르센의 동화에서 따왔는데, 그 모티프만 가져왔을 뿐 성인을 위한 ‘비극적 잔혹 동화’를 만들었다. 작곡자가 직접 대본 작업에도 참여하여 획일화된 틀에 가두려는 집단 사회의 내재된 억압에 경종을 울린다.

어린 시절 레드 슈즈를 신고 남자들을 홀리고 다닌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쫓겨났던 아이는 마담 슈즈라는 화려한 중년 여인으로 성장하여 이곳에 돌아온다. 사실 그녀는 지금 목사가 된 남자와 사랑했던 사이였는데, 남자는 20년 전 함께 도망치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 원한에 사무친 마담 슈즈는 일상을 벗어나고픈 목사의 딸 카렌에게 접근하여 백설공주의 마녀처럼 레드 슈즈를 통해 그녀의 욕망을 자극한다. 카렌과 마담 슈즈, 목사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다가 목사는 마담 슈즈를 살해하고, 레드 슈즈를 신은 카렌은 재판에 회부되었음에도 춤을 멈출 수 없는데.

<레드 슈즈>는 당연히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고 생각했던 우리 창작오페라의 관행을 깨는 작품이다.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스타일을 표방한 전예은과 기발한 상상력, 창의적 해석을 자랑하는 연출가 표현진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창작극을 선사하리라 믿는다.

글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1995년부터 음악과 무용 관련 강의를 하고 글을 써왔다. 『그리스-로마신화와 클래식음악』을 출간할 예정이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오페라 <천생연분>

기간 2020.8.7(금)~2020.8.9(일)
시간 금, 토 7:30PM/ 일 5PM
장소 오페라극장
관람등급 8세 이상 관람
관람시간 120분(인터미션 포함)
장르 오페라
가격 R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8만 원/ B석 5만 원/ C석 3만 원/ D석 1 만 원
주최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문의 02-581-5404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기간 2020.8.14(금)~2020.8.16(일)
시간 금, 토 7:30PM/ 일 5PM
장소 오페라극장
관람등급 8세 이상 관람
관람시간 150분(인터미션 포함)
장르 오페라
가격 R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8만 원/ B석 5만 원/ C석 3만 원/ D석 1 만 원
주최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문의 02-583-6515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오페라 <플레더마우스:박쥐>

기간 2020.8.21(금)~2020.8.23(일)
시간 금, 토 7:30PM/ 일 5PM
장소 오페라극장
관람등급 8세 이상 관람
관람시간 150분(인터미션 포함)
장르 오페라
가격 R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8만 원/ B석 5만 원/ C석 3만 원/ D석 1 만 원
주최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문의 02-3476-6224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오페라 <레드 슈즈>

기간 2020.9.4(금)~2020.9.5(토)
시간 금 7:30PM/ 토 3PM
장소 CJ 토월극장
관람등급 8세 이상 관람
관람시간 120분(인터미션 포함)
장르 오페라
가격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B석 2만 원
주최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문의 02-580-3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