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TALK

바다가 전하는 위로와 격려
‘예술가를 키운 드넓은 세상이여’

아티스트들의 여행 시리즈 ⑤

“발레리나 김주원에게 바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어린 시절 바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였으며 가족과 추억을 쌓는 놀이터였다. 이제는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답을 알려주며 인생의 길을 안내하는 속 깊은 조력자처럼 김주원의 곁에 영원히 머물고 있다.”

오감을 깨우는 여행의 매력

우리가 여행을 하는 목적이란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잠시 머물며 쉬고 경험하면서 얻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힘들었던 일상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허락한 특별한 시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범한 일상의 고민을 뒤로한 채 여행을 떠나고, 또는 비슷하게나마 공연장을 찾는다. 나 역시 관객을 위해 새로 경험하는 배역을 공부하고, 그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해 그 기쁨을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이렇게 공연장은 새로움을 찾아온 사람과 새로움을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의 열기로 뜨거운 조우의 장이 된다.

발레리나 김주원에게 바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어린 시절 바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였으며 가족과 추억을 쌓는 놀이터였다. 이제는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답을 알려주며 인생의 길을 안내하는 속 깊은 조력자처럼 김주원의 곁에 영원히 머물고 있다.

바다 여행이 선사하는 일상의 쉼표.

공연이 끝나고 무언가를 얻은 기분 좋은 모습으로 떠나는 관객의 뒷모습을 보며, 나 또한 한껏 들뜨지만, 불현듯 그들이 가는 길을 따라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오랜 시간을 무대에서 집중하게 되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에너지를 채워 넣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된다. 그 욕구와 여유가 정점에서 맞아떨어졌을 때 마침내 조심스럽게 준비한 짐을 들고 오랜 기간 미뤘던 여행을 시작한다. 이때 어디로라도 방향을 정하는 여행은 새롭고도 짙은 농도의 기쁨을 선사한다. 또 소소하게 낯선 풍경에서 오는 청량감은 오감의 세포를 하나하나 일깨워주고 틈새마다 균열을 일으켜 새로운 소망을 불어넣는다. 이 순간 느끼는 미묘한 긴장과 호기심은 어느 때보다 즐겁다.

그리운 이름, 바다

내가 시간을 들여 자주 가는 곳은 ‘바다’다. 초등학생 시절 부산 해운대 바닷가 근처에서 살았던 기억이 나를 자주 바다로 향하게 한다. 당시 가족과 자주 놀러 갔던 바다의 파도 소리는 지금보다 더 청아했고 모래는 햇살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눈부셨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는 해운대 모습.

누구도 웃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며 가족과 함께 모래사장에 앉아 다리 사이에 만드는 모래성과 둑, 그리고 작은 성벽은 언젠가 내가 살고 싶은 곳이었다. 매일 바다에 올 수 있다는 기대는 계속해서 나를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만들어줬다. 때문에 어른이 된 지금도 내가 바다로 향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여행을 간다면 항상 바다가 있는 곳을 찾게 됐다. 이렇게 혼자 떠난 바다에서 어린 시절 그윽한 향수를 추억하게 되고 오롯이 나의 시간을 갖고 나면 모든 것이 재충전되는 기분이다. 또 바다 주변을 걸으면 일상에서 미처 정리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차곡히 자리를 잡아 반듯한 길을 만들어준다.

발레리나 김주원에게 바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어린 시절 바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였으며 가족과 추억을 쌓는 놀이터였다. 이제는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답을 알려주며 인생의 길을 안내하는 속 깊은 조력자처럼 김주원의 곁에 영원히 머물고 있다.

어린 김주원이 모래성을 쌓으며 상상력을 키웠던 바닷가.

바다가 전하는 깨달음

바다는 같은 곳에 있지만, 끊임없이 움직인다. 무의미한 듯한 움직임 속에서 씻어내고 씻어내면서 계속 변화한다. 거대한 움직임은 모래 구석구석 들어가 잔물결을 일으키며 다시 새로운 움직임을 위해 바삐 움직인다. 그렇게 바다는 영원히 머무르지만, 영원히 움직인다는 것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 거대하지만 섬세한 움직임에서 나도 바다와 같이 되기 위해 귀를 기울인다. 귀를 기울이고 바다를 바라보며 끝없이 항해하는 탐험가가 되고 앞으로 다가올 미지의 세계에 대한 해답을 얻는다.

발레리나 김주원에게 바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어린 시절 바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였으며 가족과 추억을 쌓는 놀이터였다. 이제는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답을 알려주며 인생의 길을 안내하는 속 깊은 조력자처럼 김주원의 곁에 영원히 머물고 있다.

인생의 안내자처럼 길을 내어주는 바다.

어릴 적 작은 모래성을 만들던 아이에게 바다는 그보다 훨씬 단단한 혜안과 현명함을 선물로 준다. 그동안 모래 위 발걸음이 비틀거렸다 하더라도, 금세 지나온 발자국을 파도로 지워줘 내가 가는 이 길이 새로운 발걸음이 되도록 응원해준다. 생각지도 못하게 잠시 쉬어가는 과정에서 다음을 준비할 수 있게 되고, 새로이 무언가를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여행은 이런 이유로 돌아갈 일상을 다시 즐겁게 만든다.

발레리나 김주원에게 바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어린 시절 바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였으며 가족과 추억을 쌓는 놀이터였다. 이제는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답을 알려주며 인생의 길을 안내하는 속 깊은 조력자처럼 김주원의 곁에 영원히 머물고 있다.

섬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일상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바다.

위로받고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 더욱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 예술과 여행이 가진 공통된 가치가 아닐까? 그렇게 다시 미래를 위해서 계획을 짜고 새 출발 할 수 있는 것. 여행이 있기에 지속되는 우리의 삶은 지치지 않을 수 있다. 낯선 곳에서 만나게 되는 특별한 깨달음. 그것이 우리가 앞으로 희망찬 무언가를 꿈꿀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이때, 하루빨리 우리의 일상이 회복되어 다시금 어디라도 가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꼭 돌아왔으면 하는 소망이다.

 김주원 발레리나/ 예술감독
성신여자대학교 무용예술학과 교수. 15년 동안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를 역임하고,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하고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으며, 한국발레협회 ‘프리마 발레리나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김주원의 마그리트와 아르망>, <김주원의 탱고발레 ‘3 Minutes: Su Tiempo’>, <김주원의 사군자 _생의 계절>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여행의 묘미는 목적지나 계획의 변화가 불러오는 예상치 못한 전개가 주는 즐거움이다. 연출, 배우, 음악감독, 뮤지션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인 만능 소리꾼 이자람에게 스페인 카스텔데펠스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아티스트를 무장해제시킨 여행지를 따라가본다.

자유롭게 일상을 즐기는 카스텔데펠스의 사람들. ©mariusz.ks/ 셔터스톡

여행의 묘미는 목적지나 계획의 변화가 불러오는 예상치 못한 전개가 주는 즐거움이다. 연출, 배우, 음악감독, 뮤지션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인 만능 소리꾼 이자람에게 스페인 카스텔데펠스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아티스트를 무장해제시킨 여행지를 따라가본다.

청명한 날씨와 정돈된 도시 풍경을 가진 카스텔데펠스. ©V_E/ 셔터스톡

메시의 도시답게 등판에 메시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는 그곳은, 놀랍게도 작고 큰 모든 공터마다 자유로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하루는 공터 한쪽에 앉아 오랜 시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왜 내가 사는 서울에는 이런 공터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지, 이렇게 뛰노는 아이들은 다 어디 있으며, 동네 사람들 모두가 바깥에 나와 마주치며 안부를 건네는 이 풍경을 어째서 보기 어려운 것인지 한참 골똘히 생각했다.

정리 예술의전당 웹진 편집팀
사진 김경훈, 셔터스톡

* 본 기사는 김경훈 사진기자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

기간 2020.10.30(금)
시간 7:30PM
장소 콘서트홀
관람등급 8세 이상 관람
관람시간 120분
장르 클래식 음악
가격 R석 10만 원 / S석 8만 원 / A석 6만 원 / B석 4만 원
주최 예술의전당, 한겨레신문사
문의 02-580-1300

※ 본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 좌석 띄어 앉기‘로 객석을 운영하오니, 예매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